브라질 낙태 법 개정안 논란: 성폭행 피해자도 예외 없이 처벌
최근 브라질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법 개정안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 법안은 성폭행 피해로 인한 낙태조차 살인과 동일하게 처벌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많은 사람들의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 인권 단체와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법안의 폐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논란의 법 개정안, 브라질 사회를 뒤흔들다
15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브라질 상파울루 도심 파울리스타 대로 등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낙태 불법화 반대 거리 시위를 열었습니다.
시위대는 "소녀는 엄마가 아니다", "강간범은 아빠가 아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나와 형법 등 개정안에 대한 폐기를 의회에 요구했습니다.
이들은 이 개정안이 특히 여성과 소녀들에게 큰 피해를 줄 것이라고 주장하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습니다.
법안 발의 배경과 정치적 갈등
브라질 하원은 지난 13일, 자유당 소속 소스테네스 카바우칸체 의원이 발의한 이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상정했습니다.
자유당은 브라질의 전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가 속한 당으로, 현재 집권당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의 진보적인 입장과는 달리 보수적인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이번 개정안이 상정되면서 정치적 갈등도 더욱 격화되고 있습니다.
낙태의 법적 처벌 강화, 그 영향은?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임신 22주 이후 낙태는 살인 범죄로 분류되어 성폭행범보다 더 높은 형량인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성폭행 피해를 당한 뒤 22주가 지난 상황에서 임신 사실을 인지하게 되면, 낙태는 불법으로 간주됩니다.
이에 대해 현지 인권단체들은 이러한 법이 실질적으로 많은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취약 계층에게 큰 피해 예상
인권단체들은 해당 개정안이 18세 미만 청소년과 가난한 여성 등 취약 계층에게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아동 성폭행 피해자들은 임신이 됐는지 스스로 판단하기 어려워, 임신 사실이 나중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브라질 공공 안전 포럼의 연구에 따르면, 2022년 브라질에서 강간 피해자의 61.4%가 14세 미만이었습니다.
리우데자네이루 주립대학교 법학부의 이바닐다 피게이레도 교수는 "어린이의 경우 22주 후에야 임신 사실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의료 불평등 문제와 사회적 반발
전문가들은 이러한 법 개정이 의료 불평등을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임신 사실을 늦게 알아차리는 사람들은 주로 가난한 여성, 농촌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일 확률이 높습니다.
이에 따라 이 법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패스트트랙 상정 투표가 통과된 후 법 개정을 주도한 자유당 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생명의 승리"라고 적어 올렸습니다.
그러나 브라질 정부는 법 개정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실비오 알메이다 브라질 인권장관은 이 법안에 대해 "부도덕하다"고 지적하며, "강간당한 여성과 강간범이 법적인 측면에서 동일한 가치를 갖는지 논의하고 있다는 사실을 믿기 어렵다"고 비난했습니다.
앞으로의 전망과 과제
자유당은 의회 하원에서 가장 큰 정당이지만, 이 개정안이 통과되려면 다른 야당 의원들의 지지가 필요합니다.
현재 국회 하원 본회의 표결 날짜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이며, 브라질 하원은 온·오프라인에서의 반발 분위기를 고려해 관련 논의를 중단한 상태입니다.
이번 법 개정안 논란은 브라질 사회가 성폭행 피해자와 낙태 문제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 문제는 브라질 사회에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되며, 다양한 사회적 목소리가 반영된 공정한 해결책이 필요합니다.